여름풍경

baflog   2008/08/06 16:21
유례없이 고요한 오후이다.
뜨거운 태양을 피해 모두들 어디론가 숨어
미동도 하지 않는 게 상책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베란다의 화초들에 물을 주러 나갔던 그 잠깐의 사이에도
먹잇감을 만난 듯 대단한 열기를 과시하는 오후의 태양 아래 숨이 막힐 것 같았다.
현관 앞의 수국화분이 걱정이 되어 아래층으로 내려가 보니
불볕 태양 아래 조갈증이 나 기절하기 일보 직전이라
두 통이나 듬뿍 물을 주었다.

마당을 내려다 보니 매미 우는 소리가 한창이고
녹음짙은 그늘 아래 더위와는 상관없이 싱그러운 기운이 가득한
연초록빛 자전거가 눈에 뜨인다.
어제 지혜가 출근길에 타고 왔다던 그 자전거일 것 같다.
달력을 보니 내일이 벌써 입추.
오늘이 절기상으로는 여름의 끝인 셈이다.
가을이 되어 선선해진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출근길의 연초록빛 지혜를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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