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
familytalk 2008/12/25 00:33
12월 24일부터 1월 1일까지는 바프의 연말방학이다.
일년 동안의 노고를 스스로 치하하고 위로하며 한 해를 여유있게 마무리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일이 벌써 몇 해째 이어지고 있으니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각자의 휴가와는 상관없는 '덤'이며, 그 조건은 '서울을 멀리 벗어나지 않는다.'이다.
이유는, 혹여라도 우리의 방학으로 클라이언트에게 지장을 주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즉, 필요하다면 언제든 누구라도 'available'해야 하기 때문이다.
말만으로도 설레이는 방학..
그러나 정말 말이 씨가 된다고 24일 오전에도 기어코 회의가 잡히고 말았다.
삼성그룹사외보 <함께 사는 사회> 1-2월호 기획에 대한 확정 회의이다.
그러나, 미팅을 위해 방문한 제일기획의 뒤숭숭한 분위기에는 자숙할 수 밖에 없었다.
정원의 20%에 가까운 사람들이 감원의 물결 속에 직장을 떠나야 하다니..
전 세계가 불황의 늪 속으로 점점 깊숙히 빨려들어가고 있는 요즘
어디에도 희망의 징조는 보이지 않고 사람들은 점점 더 몸을 움츠린다.
크리스마스 이브..
남편과 함께 조촐하게 저녁식탁을 마련하여 부모님을 집으로 초대하였다.
아버지는 수빈에게 주신다며 '손뼉치면 지저귀는 신기한 새' 장난감을 선물로 가져 오셨는데
연거푸 손뼉을 치시며 새소리를 들려 주시려는 천진한 그 마음에 절로 웃음이 지어졌다.
어느새 제 인생을 찾아 활기찬 날개짓을 하고 있는 스무 살도 넘은 손녀이지만
언제나 고까옷 입고 재롱 떠는 손녀를 대하듯 할아버지의 마음은 그런 것이다.
(정작 수빈은 이제 막 시작한 'Dream Girls' 뮤지컬 일이 바빠 함께 자리하지 못했다..)
엄마는 감기로 고생을 많이 하신 탓인지 얼굴이 좀 부어 있었지만 그래도 심각한 걱정은 없다.
아버지는 은퇴 후 평생 해보지 못한 일들에 조심스레 도전하시며 노후 생활을 즐기시는 듯 하다.
추운 겨울 밤 가족이 함께 둘러 앉은 따스한 저녁식탁.. 이 이상의 큰 크리스마스 선물은 없을 듯 하다.
남편이 솜씨를 부려 만들어 준 '녹차라떼'의 부드러운 크림 이상의 호사는 이 세상에 없을 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