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시간 2_혼자만의 공간 찾기

travelog   2009/06/23 18:53


변산반도의 해안선을 따라 거의 한 바퀴를 다 돌 즈음.
내가 찾고 있던 곳을 드디어 발견했다.
작은 포구를 끼고 바다를 향해 서있는 곳..
이 곳은 내가 원했던 바로 그런 곳이다.
작고 조촐하지만 배려깊은 공간.
완벽한 프라이버시와 자유가 조화를 이룬 공간.
게다가 방 안 가득히 바다를 들여놓을 수 있는 공간이라니
이곳은 내가 꿈꾸던 바로 그런 공간이다.

운전을 하는 동안 몸과 마음을 긴장하게 만들었던 모든 '두려움'이 일시에 사라지고
이곳에서 내가 갖게 될 멋진 혼자만의 시간에 대한 '기대감''이 자라난다.

혼자이지만 나를 위한 즐거운 저녁식사를 준비하고자 장을 보기위해 나선다.
낯선 동네를 이길 저길 운전을 하며 휘젓고 다니는 기분은 개구장이처럼 신난다.
살면서 생전 처음 와보는 동네를 마치 내 집 동네인 것처럼 친숙한 기분으로
어렵지 않게 마트를 찾아내는 기분도 유쾌하다.

일인분의 저녁식사를 준비하기위한 장보기는 쉽지가 않다.
남기지 않으려면 가급적 간소한 메뉴가 되어야 한다.
심사숙고 끝에 스테이크 한 조각과 허브소금, 방울토마토, 포도를 조금 샀다.
여기에 준비해온 와인을 곁들이면 더할 나위 없는 저녁식사가 될 것이다.



나는 나를 위한 조촐한 피크닉 테이블을 마련하여 바다와 마주하고 앉는다.
썰물 때라 물이 빠져 바다는 저만치 멀어져 있지만
나 혼자 소유하는 바다 풍광은 과분하리만치 황홀하다.
어디선가 흰둥이 한마리가 다가와 제법 친구가 되어준다.





해가 지고 어두워진다.
물이 빠진 갯벌에 어둠이 깃들자 멀리 포구를 따라 정다운 불빛들이 하나둘 생겨난다.
컴컴한 어둠 속 온통 널러져 있던 내 삶의 조각들을 거둬들여 나도 내 안에 정다운 불빛을 하나 밝혀본다.
 
여기는 변산.
혼자만의 공간 속 혼자만의 시간이 주는 자유가 온통 내 앞에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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