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시간 1_두려움과 마주하기

travelog   2009/06/23 02:46


바람이 불고 머리카락이 미친 듯이 뒤엉키며 날뛴다.
창문을 모두 내리고 마음껏 액셀을 밟으니
금방이라도 바람을 타고 날아갈 것만 같다.
굉장한 바이브레이션으로 차체를 뒤흔드는 바람소리에 자칫 정신을 놓으면 
그대로 하늘로 날아 오를 것만 같다.
맥시뭄으로 볼륨을 높인 지오다노의 고혹적인 소프라노에 몸을 맡기면
그대로 산산조각이 날 것만 같다..

여기는 변산.
며칠동안 통영을 꿈꾸었지만
주어진 시간을 감안하여 변산행이 되었다.
목적지가 중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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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오토바이 사고를 비롯,
(일방통행의 골목에서 역방향으로 튀어나온 피자배달 청년이 내 차를 피하다가 발목이 부러지는 사고가 있었다...)
그간 주변에 발생한 몇가지 사고들로 운전하는 일에 부쩍 스트레스가 쌓여있던 차라
이번 여행도 사실 운전에 저으기 걱정이 되었다.
오늘 아침에도 집에서 벗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좌회전 신호에 직진을 하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
내 정신을 의심하며 운전을 하며 달리는 내내 만약의 사고에 대해 두려움을 키우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어젯밤 티브이에서 보았던 ''사람들이 지닌 다양한 종류의 공포'에 대해 떠올렸다.
"두려움의 실체를 향해 맞서라.
두려움은 마음이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만
두려움에서 놓여날 것이다.."

나는 운전을 하며 내내 이 생각을 나 스스로에게 적용시키기 위해 노력해본다.
"운전을 한다고 항상 사고를 당하는 것은 아니다.
사고는 일단 '조심하는 것'으로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그것이 운명의 문제라면 운전을 하든 하지 않든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일이지 않은가.."
온갖 끔찍한 사고의 가능성을 상상하는 가운데 운전을 하는 일,
그 가운데 몸소 내 이성의 냉철함을 실험하는 일은 쉽지 않았지만
목적지에 가까워질 무렵 '두려움과 정면으로 맞서는 일'은 어느 정도 효력을 얻게 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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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가지는 '혼자만의 시간'이다.
모두가 출근하는 월요일 아침.
일탈을 감행하여 어디론가 떠날 수 있었다는
그 통쾌한 사실이 나를 기쁘게 한다.
두려움을 피하기보다는 정면으로 마주하려 했던
나의 기특한 노력이 나를 기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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